탁마의장

야단법석

이주노와 오다 노부나가...

작성자 : 덕인추천수 : 0조회수 : 3,816

15-11-30 16:39

본문

 

20년전에 서울에서 있었던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서울에 있는 한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부서직원들과 회사근처의 해장국집에 점심을 먹으러 들어 가려는 데, 웬 어린이 3명이 해장국집에서 또르르 하니 나오는 것입니다.

"아니, 이 시간에 웬 국민학교 아이들이 해장국을...?  벌써 방학했나?"

그런데, 다시 보니 그들은 국민학교 아이들이 아니라 바로 당시 인기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는 순간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그런데 생각보다 너무도 작았던 그들의 체구 때문에 살짝 놀라서 저도 모르게 그만 실례하는 말을 내뱉고 말았습니다.

"어었?, 서태지와 아이들!  와! 진짜 작다!"

당시 제 신장이 173센치 정도였는데, 그들의 리더였던 양현석씨가 저보다도 약간 작아 보였으니...나머지 멤버들은 정말 국민학교학생인줄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그룹이름 말마따나 "아이들"처럼 보였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중에서도 체구가 제일 작았던 이주노씨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아니 이런 죽일 놈을 봤나!"

체구가 아담한 사람이 갑자기 그런 쎈 욕을 하면서 우락부락 분통을 터뜨리는데, 저는처음에 멤버들끼리무슨 실랑이가 벌어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깨닫고 보니 그 분노의 대상은 함부로 무례한 발언을 했던 저였던 것입니다.  -_-;

하지만 그런 와중에 저는 눈치도 없이 위기감도 못 느끼고 신기한듯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다행이 양현석씨가 우락부락 분해하는 이주노씨를 달래는 것 같았습니다.

"야, 야, 별 것 아니 잖아.  왜 그래? 그냥 가자.."

서태지씨도 거들더군요.

"왜 그래 갑자기?  저 사람이야?  야, 그냥 가자, 별 일 아니잖아."

양현석씨와 서태지씨 덕분에 저는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_^;;;

그날 이주노씨가 컨디션이 무척 안 좋았었는지, 참 조그마한 사람이 성질이 대단히 불같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일본의 전국시대에 세 명의 영웅이 있었으니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이 들에게 새가 선물로 들어왔는데 노래를 해야할 새가 노래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오다 노부나가는 "노래 안 하는 새는 그냥 죽여버리겠다" 말을 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으면 울도록 잘 달래고 을러보겠다"고 했으며

성질이 제일 느긋하고 참을성이 많았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답니다.

 

결과적으로 용감하고 제일 강했지만 성격이 불같았던 오다노부나가는 부하에게 암살을 당해서 제일 먼저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정치수완을 잘 발휘해서 일본을 최초로 통일하지만 임진왜란을 일으키고 욕심을 부리다가 이순신장군 때문에 성공을 못하고 홧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던 도쿠가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마자 구테타를 일으켜서 성공을 하는데 이후 도쿠카와의 정권은 일본이 근대화를 이룰때까지 대를 이어 태평성세를 구가했다고 합니다.

 

조금전 인터넸에서 이주노씨가 사업이 망하고 빚을 갚지 못해서 사기혐의로 기소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8-9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였던 서태지와 아이들...

해장국집 앞에서  부드러운 말로 분기탱천하던 멤버를 달래던 양현석씨,

그런 양현석씨를 거들던 서태지씨,

그런 두 멤버들 사이에서 분을 삭이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던 이주노씨... 


그 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서태지와 아이들도 이제는 40대 후반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지금, 
각자 서로 다른 처지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들의 근황를 보면서 옛날 해장국집 앞에서의 해프닝이 떠올랐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수완과 승부욕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을 접하고 그들과 소통을 잘 해야 하는 만큼 성격도 원만하고 부드러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댓글목록

자경 님의 댓글




모든게 정해진 운명대로~~아닐까요 ~

덕인 님의 댓글




콩을 심으면 콩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운명이라할 수 도 있을 것이고 인과라 부를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