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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

구지선사 뺨을 치는 청나라사신과 조선의 뱃사공

작성자 : 덕인추천수 : 0조회수 : 4,415

15-01-30 14:10

본문

 

병자호란과 삼전도 항복의 치욕 이후 청나라의 속국이 되어버린 조선의 조정은
기고만장하고 오만방자한 청나라 사신이 올 때마다 이만저만한 스트레쓰가 아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조선을 업신여기고 무리한 조공을 요구하기 일 수 였기 때문이다.


또 다시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게 된 조선...

청나라 사신은 국경을 넘어 한양을 가는 길에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게 되었다.

이 때 배를 젓는 조선의 사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청의 사신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공과 눈이 마주치자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러자 사공은 청의 사신에게 손바닥을 펴 보였다.

청나라 사신은 그러한 사공의 손 짓에 짐짓 놀라며 이번에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였다.

그러자 사공은 청나라 사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펴서 힘주어 흔드는 것이었다. 청의 사신은 눈이 휘둥그래져서는 한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옷자락을 가리켜보였다.

그러자 사공은 역시 한 손가락을 들더니 자신의 입을 가리키는 것이 었다.  

청나라 사신은 크게 탄복을 하고 강을 건너 한양의 궁궐을 향했다.


한양의 궁궐에서 조선왕을 만난 청나라 사신은 이제까지 청나라 사신들과는 너모도 달리 매우 호의적이고 공손하기까지 한 것이었다.   왕은 물론 조정의 대신들도 의아해하는 데 청나라 사신이 말하는 것이었다.


"주상, 내 익히 조선을 해동성국이라 칭한다 말만 들었소만 오늘 그 말이 참으로 진실임을 느꼈습니다."

 

"그러십니까? 어인 일로 그런..."

 

"내가 한양에 오는길, 압록강을 건네주는 사공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며, "하늘은 둥글도다"라고 하니 이 사공은 내게 손바닥을 보이며 "땅은 네모지노라"라고 답하며 천지자연을 논하더이다.  내 사공이 기특해서 손가락 세개를 펴보이며 "삼강(三綱)은 아는가"라고 인간세상의 질서를 물으니, 그 사공이 손가락 다섯개를 펴보이며 "오륜(五倫)도 아노라"라고 답하였소이다.  내가 나의 관복을 가리키며 "천하가 태평할 때는 이 옷만으로도 치세가 가능하다"라고 말하자 그 사공은  자신의 입을 가리키며 " 천하가 태평할 때는 말 한마디로도 치세가 가능하다" 하더이다.   

일개의 미천한 사공마저도 천지자연은 물론 인륜도덕과 치세의 이치를 꿰 뚫고 있으니 참으로 조선은 해동의 성인군자지국입니다.  공자께서 동쪽 구이의 땅에 살고 싶다하시던 뜻을 알고도 남음입니다.  조선을 그저 변방의 약소국으로만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뉘우칩니다.  이토럭 어질은 군자의 나라에 우리 청나라가 너무 심한 조공으로 부담을 지워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내 황제폐하께 아뢰어 조선의 조공을 줄이도록 힘을 써 보이겠습니다."


청나라 사신이 돌아간 후 조정은 청나라 사신이 한 말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압록강의 뱃사공을 불러 들여 자초지종을 물었다.  압록강에서 3대째 나루터 사공일을 하고 있다는 덕쇠라는 사공은 주상과 대신들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고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쇤네가 배로 청국사신을 건네준 일이 있사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청국사신이 주먹을 들어보이며 아침에 "주먹밥을 먹냐"고 그러길래, "주먹밥대신에 절편떡을 먹었다"고 손짓을 해 보였습니다.   쇤네는 떡을 워낙 좋아해서요, 운 좋게도 그날 아침에 밥 대신 떡을 먹었사옵니다.  암튼 그랬더니 청국사신이 "세개를 먹었냐"고 그러길래, "아니다 나는 다섯개를 먹었다"라고 했습죠.  그랬더니 이 청국사신이 자신의 비싼 옷을 가리키며 자신의 옷을 사겠냐고 흥정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데 형편인데 그런 비싼 옷 못산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제가 혹시라도 청국사신 심기를 그르치기라도 했는지요....그랬다면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쇤네 형편으로는 그런 비싼 비단 옷은 절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요...."


아무튼 나라에 공을 세운 사공 덕쇠에게 후한 상을 내려 고향으로 돌려 보낸 후,  왕과 대신들은 배를 잡고 뒹굴다가 영의정과 우의정이 호흡장애를 일으키며 의식을 잃고 실려나가고 예조판서와 호조판서는 복근발작과 경직으로 요양과 침술치료를 받아야만 했다는 야사(野史)가 전해저 오고 있다.(*)

 

참조: 무식한 떡보가 중국 사신과의 수화 문답(手話問答)에서 우연히 승리하여 중국 사신을 물리쳤다는 내용의 설화. 소담(笑譚) 중 우행담(偶幸譚)에 속하며, ‘사신 간의 수문답(手問答)’·‘떡보 얘기’라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중국의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에 나타나며, 우리 나라 문헌설화는 17세기 초의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과 19세기 말 이후의 문헌으로 보이는 ≪이언총림 俚諺叢林≫에 수록되어 있다. 전국적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서울·경기도·충청북도·경상북도·경상남도 등지에서 특히 많이 채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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