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우리는 이 법계(法界)에서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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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법계(法界)에서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우리는 이 한 법 그 자체로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이 없다.
만약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와 인연 되지 않는 일과 그 당시 상황이 인연을 거스르는 일과 우리가 세상에서 소멸하어 사라졌을 때이다.
왜냐하면 나를 포함하여 이 세상의 일은 노력과 바람과 욕심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인연이 없으면 ‘이루어진다,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만 생각하고 자신의 인연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인연이 되지 않는 일은 절대로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신의 욕심과 자신의 능력만 생각하고는 성공이니 실패니 하며 우쭐거리거나 좌절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우리의 능력에 비추어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고 논할 대상이 아니라, 오직 인연이 있고 없는 것에 좌우된다.
그래서 생각이 온갖 망상을 피우거나 온갖 노력을 하더라도 실제로 그 일에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거나, 그 일이 나와의 인연으로 성사될 인연, 큰 인연뿐만 아니라 티끌만한 수많은 인연의 조건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성사될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일이다.
즉 앞에서 말했듯이 나를 비롯해 세상의 일은 애초부터 생각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할 영역에 들어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생각이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자신에게 익숙하게 보여서 의지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결과는 인연이 모두 맞아떨어져야만 성사되는 것이므로, 되고 안 되는 것에 대한 판단은 결국 생각이 망상을 짓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 꿈과 같은 일일 뿐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꿈속에서 본 것들은 할 수 있고 없음의 영역에 두지 않는 것처럼, 인연이 없는 일은 생각이 아무리 욕심을 내더라도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리 해도 실제의 삶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인연이 닿지 않는 꿈과 같은 일로 생각이 아무리 바라더라도 실제 상황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늘 실재만 존재하고, 그것도 한순간에 하나의 상태만 일어날 뿐,
상상이나 생각 속의 상황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상황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 상황은 너무나 명백하게 눈 앞에 펼쳐진 일이요. 상상이나 생각이 그림을 그리거나 바라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런 그림과 바람은 모두 머릿속에만 있는 생각이 지은 망상일 뿐이다.
물론 이 말은 지금은 안 되지만 노력하여 일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지 말라는 말을 절대로 아니다.
애초부터 안 될 일이나, 될 것 같지만 노력하고 애를 써도 실제 상황이 안 되는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는 꿈속의 일에 대해서는 하고 싶어 하거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애를 태우지 않으면서도
어리석게도 생각이 만든 망상에 대해서만큼은, 할 수 있다고 믿고 또 된다고 우기면서 집착을 하고는, 결과가 되지 않거나 하지 못하면 과거의 생각을 정죄하고, 자기 비하에 빠져 좌절하고, 세상을 원망한다.
그러면서 망상에 망상을 더하는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평생을 꿈속에 살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늘 고통 속에서 헤맨다.
그러면 반대로 생각이 그림을 그려 성사되는 일은?
그것은 인연이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대부분 생각이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비슷하게 이루어질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또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우리가 못하면 그것은 우리가 그 순간에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인연이(못 하는 일이 아닌, 인연이 없는 일) 아니다. 즉 우리의 능력으로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 하는 영역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반대로 아무리 어렵고 신통한 일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인연, 즉 나의 일이요 내가 하는 일이다.
이제 제목을 ‘우리는 이 법계(法界)에서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 이유를 알겠는가?
우리가 하지 못 하는 일이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인연이 안 된 것이고, 능력이 없어 못 하는 것 역시 그것을 할 능력의 인연을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
이것을 분명히 알면 우리는 세상의 일을 대함에 고통이란 좌절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우리가 세상에 나올 때에 나의 선택이 아니고 인연으로 나왔듯이 세상에서 만나고 이루는 모든 일 역시 이 한 법의 인연일 뿐 나라는 개체의 존재와 생각이 이룬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가끔 한다.
“하고 싶으면 무엇이든 하라. 다만 인연을 따르라.”
마조선사는 이런 뜻을
"너희들은 다만 때에 따라 말을 하면 될 뿐(인연을 따라 살면 될 뿐) 세상살이에든 이치에든 도무지 걸릴 것이 없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듣거나 이런 글을 읽은 사람 중에 꼭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럼 너무 무기력하지 않는가?’라든지 ‘세상을 그렇게 살아서 무엇을 이루겠는가?’ 또는 ‘나라는 지조도 없이 너무 비겁한 사람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인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무기력함, 나라는 것이 없음, 그것이 바로 이 법을 깨달은 사람의 삶이다.
이런 사람은 모든 것이 자신이 결정하는 것 같지만 결과는 모두 이 한 법이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필요한 일이면 어떤 일이든 될까 되지 않을까 걱정도 하지 않고 한다. 실제로 일을 결정하는 것조차 이 한 법의 일임을 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자신이 세상의 모든 일을 하더라도 그 모든 일이 다 이 한 법의 일임을 알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이를 일러 무사인(無事人) 즉 ‘일없는 사람’이라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불만 없이 좌절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므로 늘 마음이 평온하다.
그래서 우리는 하지 못할 일이 없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와 인연이 되는 일로 이미 내가 한 일이고,
하지 못 하는 일은 나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연이 없는 일로 나의 영역도 나의 일도 아니기 때문에, ‘한다.’ ‘하지 못한다.’고 할 것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지 못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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