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마음공부의 기본기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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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나 체육, 또는 모든 기술적인 것에는 기본기가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처럼 이 마음공부에도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이 기본기는 마음공부의 수많은 방법 중에서 모든 것을 다 떨쳐내더라도 반드시 명심해야 하고 지켜야할 기본기다.
그것은 모든 인연에서 사물이다 대상을 대할 때에
“내가 그렇게 보기 때문에 그렇다.”
고 알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이것은
‘어떤 이가 밭을 안 가는데 내가 밭을 간다고 보기 때문에 그는 밭을 간다.’
또는
‘어떤 사람이 가만히 있는데 내가 그가 걸어간다고 보면 그가 걸어간다.’
는 그런 황당한 뜻은 절대 아니다.
이것은
‘어떤 이가, 또는 나와 인연되는 모든 것이 내가 싫어하니까 싫은 것이고, 내가 좋아하니까 좋은 것이 된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나와 인연되는 것은 내가 옳다고 하기 때문에 옳은 것이 되고 내가 그르다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된다.’
는 것을 말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저마다 이유 있는 인연으로 일어나고 사라지고 그러한 이유로 그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을 뿐, 그 속에는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 그리고 선과 악이라는 것이 없는데, 나의 견해로 좋다 싫다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만약 내게 인연된 모든 것에 좋고 나쁨과 선함과 악함이 있다면
그것은 그 인연이 좋고 나쁨, 옳고 그름, 선과 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내가 그렇게 보기 때문에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알고 명심할 때 세상과 자신의 삶에 대해 시비와 분별이 사라진다.
그래서 이렇게 모든 인연을 바라보는 것이 마음공부의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말에 대해서 의심이 생기거나 ‘그래도 절대적인 기준은 있지 않는가?’하는 생각을 일으키거나,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본성을 보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 톨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가 칼날 위에서 춤을 추는 능력을 가지고,
일평생 하루에 한 끼의 식사를 하고 거친 옷을 입으며
장좌불와(長坐不臥)하여 좌선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평생을 염불하고 명상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절대로 알지 못할 것이고
부처님이 예수님이 그리고 모든 선지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진여(眞如)란 무엇인가?
모든 것이 참되어 따로 세울 것이 없음을 진(眞)이라하고
모든 것이 평등하여 버릴 것이 없음을 여(如)라고 한다.
그러니 무슨 선이 있고 악이 있으며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겠는가?
그리고 이 우주가 온통 진여의 밭이요 진여 그 자체이다.
그래서 모든 번뇌는 실제로 세상에 번뇌라는 것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오는 인연을 자기의 생각과 잣대로 재고 시비하고 거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는 일을 하기 싫으니까 꾀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받아들이기 싫으니까 시비를 하는 것이다.
번뇌를 없애는 방법은 오직 하나!
인연에 순응하라.
이는 모든 선사들이 말하는 바이다.
그리고 인연에 순응하는 법을 수련하는 기초가 바로 지금 말하는 마음공부의 기본기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자신도 그냥 받아들여라.’
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이해가 되지 않으니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해되지 않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것을 말한 사람이 바로
“오직 모를 뿐, 오직 할 뿐.”
이라고 말한 숭산스님이다.
그 순간 모르면 모르는 자신을 그 순간 받아들여라.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으면 그 다음에 노력하여 알면 된다.
하지만 그 순간의 자신과 세상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하려면, 그때부터 머리속에 번뇌의 싹이 자라기 시작한다.
이를 알고 매 순간 그것을 받아들이면 문득 세상의 이치가 한몫에 꿰어지고 일체가 한 법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질 것이다 .
그러면 애초부터 우리는 깨달아 있어 마음공부랄 것도 없음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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