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자기 정죄(定罪)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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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죄(定罪)
자기 정죄(定罪)의 밑바탕엔
자신이 전능(全能)하다는 자아도취가 숨어 있다.
옛말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하였듯이
자기 정죄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바깥세상에 대해서도 정죄를 한다.
그런데 만약 전능하지 않다면 자신과 세상의 잘잘못을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정죄(定罪)를 할 수 있을까?
정죄(定罪)라는 말은 ‘죄가 있다고 단정한다.’는 뜻이다.
즉 분명하고 상세하게 죄가 있고 없음을 안다는 말이다.
이처럼 자신과 세상의 잘잘못을 가려 정죄한다는 것은
모든 옳고 그름을 상세하고 분명하게 안다는 것인데,
그런 존재는 분명 세상을 모두 알고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전능한 사람인데,
어떻게 잘못을 하여 자기 정죄의 대상이 될까?
반대로 자기 정죄를 당할 만큼 잘못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가 세상의 잘잘못을 그렇게 상세하고 분명하게 알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 한 법조차도 그런 판단 기준이 없고 그저 인연이 되기만 하면 세상에 일어나게 하여,
사람이 볼 때에는 말도 안 되게 엉망인 일이 수 없이 일어나는데,
그렇게 세밀하고 분명하게 옳고 그름이 분명하게 정죄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잘못을 하여 자기 정죄에 빠질까?
모순이 아닌가?
이러한 사실에 비춰볼 때,
자기 정죄의 바탕에는 자신이 전능하다는 자아도취가 없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사람이니 아무리 옳고 그름을 알아도 잘못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고 또 피해간다.
그 재주도 참으로 전능하지 않은가?
진정으로 솔직하게 곰곰이 생각해보라.
자기와 세상을 그렇게 상세하고 분명하게 정죄하고,
그러면서도 잘못에 대해선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핑계 대는 그 솜씨가 얼마나 전능한지...
그리고 좀 찔리는 마음이 있다면
자기 생각이 과연 그렇게 옳은지 깊이깊이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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