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깨달은자의 오욕칠정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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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우리는 누구나 오욕칠정을 느낍니다.
성인도 현인도 깨달은 부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오욕칠정이란 인간의 모든 감정을 통칭하여 일컫는 것인데,
그것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어날 만한 인연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인연이라는 것은 나 혼자 만들 수는 절대 없습니다.
사실 나라는 것도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니,
인연 속에 내가 있어서 나름대로 인연을 짓기도 하지만,
그 인연의 흐름과 변화는 내 영역이 미치는 곳이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사요 나의 마음이요 내 생각입니다.
그와 같이 삼라만상의 모든 세상사가 일어날 때에는
그것의 의미따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연따라 일어나는데
(물론 의미도 인연의 여러 요소들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은 오직 인연에 의해 작용할 뿐입니다.)
우리는 인연보다는 의미에 더 무게를 두고 중요시하지요.
그러다보니 우리는 그 의미의 좋고 나쁨에 따라
일어나야할 것과 일어나지 않아야할 것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기준을 정해놓게 되고,
그 기준에 자신도 모르게 갖혀
인연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를 못합니다.
그러니 그 마음이 늘 불난 집과 같은 것입니다.
이는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배가 물결이 치는 대로 움직일 때에,
그 물결대로 움직이는 배에 맞기고 있으면 편안할텐데,
어떤 움직임의 기준을 만들어서 배가 그에 맞게 움직이지 않으면
배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물결따라 움직이는 배 안에서 사람은 그저 우왕좌왕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도 그러합니다.
그러니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인연이 중요하다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일어나고 사라지기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그 의미와 가치가 좋든 나쁘든, 거룩하든 속되든, 아름답든 추하든,
그 일어나는 인연의 무게와 에너지와 법칙은 모두 똑 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인연이 일어나기 위해 그 원인이 될 것은 우리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것이고,
그 원인 속에는 우리가 의미를 두고 있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인연이 일어나기 위해서 말입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는 말은,
우리의 삶이 이어나간다는 것은 바로 인연의 연속성인데,
그 삶이 이어나가는 것이 모두 좋은 것만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배를 불리기 위해 밥을 먹지만, 그 나중은 냄새나는 것으로 변하고,
그 냄새나는 것은 다시 다른 것의 영양분이 되어 다시 우리의 배를 불리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착한 일을 한다고 누구를 도왔는데, 그 반대편의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달라 오해를 하고 나에게 나쁘게 결과가 돌아오기도 합니다.
세상에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착한 일을 하면 복받는다는 말,
너무나 우리를 현혹시키는 거짓말입니다.
우리는 그것에 속아서 늘 그러한 기준을 만들고 자신이 그러하지 못함을 탓하고,
남이 그러하지 못함을 미워하지요.
그래서 세상이 시끄러운 것입니다.
우리가 한번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그 한 번의 원인인 착한 일이 변해서 그대로 똑 같은 완전한 하나의 인연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것이 나뉘고 또 나뉘고, 다른 것과 합쳐지고, 수많은 것들이 모이고 겹쳐서
다른 하나의 인연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인연의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그리고 삶이란 수많은 인연으로 이어나가는 연속성이고,
그 매 순간 순간의 삶은 모두 다 똑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어날 인연이 되면 일어나고 아니면 일어나지 않을 뿐,
우리가 정해서
어떤 것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것이고 어떤 것은 자주 일어나야할 것이라고 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인 것입니다.
착한 일한다고 복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착한 일을 하지 말라거나 나쁜 일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옛 조사들이 이런 말을 하지요.
"선도 행하지 말라고 하는데 악은 더 말해 무엇하리요?"
라고 말입니다.
즉, 인연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 말은 즉, 그냥일 뿐 분별심을 내어 착한 일을 하면 복, 악한 일을 하면 벌 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분별상을 떠나라는 말입니다.
제가 말한 것도 똑 같은 말입니다.
그리고 또,
그냥이라고 하니,
그럼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이니,
사람들이 까짓거 올라오는대로 마구 즐기고, 화내고 부수고 마음대로 살지 뭐.
하리라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어떤 이가 모든 것이 그냥이고,
그 어떤 것도 그 무게가 똑같다는 것을 진정으로 안다면,
매 순간 쾌락과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갈 생각이 사라져버립니다.
모든 것이 그냥이라는 것을 한 순간이라도 제대로 알기만 하면
순간 그에게서 모든 분별은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떨어져 나가 버리고
그의 마음은 텅 비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텅 빈 마음위에 오욕칠정은 인연에 의해 일어나고 사라질 뿐이니
그의 마음은 늘 그냥일 뿐, 일어나는 것에 끄달려 다니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도 오욕칠정의 삶을 살지요.
하지만, 그의 삶은 인연에 의한 삶을 사는 것이지,
세간의 의미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오욕칠정에 살지만 오욕칠정에 잡히거나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어떤 이가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오욕칠정을 살면서도
그의 마음이 그냥에 있을 수만 있다면...
삼라만상의 그 어떤 마구니도 그에게 터럭하나도 건드리거나 해꼬지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조선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선(禪)이 깊으면 마(魔)가 깊다.
하지만, 그것(마)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그것이 나를 어찌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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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태정이할배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조졸님의 댓글
자연스럽게 그냥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