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아흔 아홉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3,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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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무엇이든지 물건을 제대로 만들려면
아흔 아홉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 듣는 숫자에 아흔 아홉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말은 우선 듣기엔
그처럼 힘든 과정이니 정성을 다해야한다는 경구의 말로 들린다.
하지만 조금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떤 결과물이 아흔 아홉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얼마나 수많은 착오와 실패를 몸소 경험해서 만들어졌는가 하는 경외심이 든다.
수많은 세월 속에서 편리함을 찾다가
어느 날 한 가지를 발견하여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사용상의 불편함이나 제품의 부족한 면이 드러나면서
계속 연구하며 발전 시키며
그 다음의 방법, 다음의 방법... 즉 이렇게 과정을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수백년 수천년의 세월을 반복하며
직접 고민하고 실험하고 실패하며
가장 완전하다고 여기는 것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 완전한 것이 이루어지기 까지의 뼈를 깎는 노력과 과정들...
그것이 바로 아흔 아홉가지라는 상징적인 과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찌 그저 들은 지식으로 말하기 좋고 쉬운 말로 아흔 아홉가지 과정이라고 가볍게 말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세월이 좋아 정보가 넘쳐나니
직접 경험하고 실제로 아는 것보다는
듣고 보고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 아는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이 넘쳐나고
아흔 아홉이라는 과정이 있도록 죽을만큼 고민하고 노력했던
그 열정과 고민과 노력과 실험들은
그저 현대인에게는 지식 차원으로 밖에 치부되지 않으며
그 기나긴 경험과 노력의 과정에서 나온 것들을
생각으로 이러니 저러니 하며 판단하거나 얘깃거리로 삼으니
어찌 그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알겠는가?
그리고 그들의 생각조차도 스스로 깨달아 아는 삶에 서 있지 않고
말을 듣고 글을 통해 얻은 것들을 기초하여 이해한 관념적 사고에 있으니
그들이 아무리 이해하고 생각하고 헤아려 봐야
실재의 물건이 나오는 그 수고나 느낌과 방법의 과정을 알기나 하겠는가?
세상의 물건도 이러하거늘
매순간의 있는 그대로에 드러나는 도라는 것이
한낱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에 있지 않음이 너무나 자명할 것이다.
도가 어찌 삶을 떠나겠는가?
그래서 선지식들이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고 했고 금강경에서도 똑 같은 의미로
지견불생(知見不生 ; 알음알이를 일으키지 말라)고 했다.
이는 생각과 이해라는 것은
실재의 것은 따로 두고 그것을 설명하는 말과 머리를 굴리는 것밖에 다름 아니니
아무리 설명하고 듣고 이해하고 안다한들 그것이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실재가 아닌 그림자일 뿐이다.
진정한 실재는 매순간 우리와 닿아 있는 것밖에 없다.
그것을 생각으로 잡으려 하는 순간,
이미 사라지고 없는 머리속의 허깨비요 망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덕산은 말만 떼면 두들겨 패고
임제는 큰 소리로 막아 버리고
구지는 손 가락을 들며
조주는 남전의 이야기에 짚신을 머리에 이고 나왔다.
진정으로 깨닫고자 하는 자는
알려고도 말고
이해할려고도 말고
지식으로 배운 상(관념)에서도 구하지 말고,
오직 매 순간 직접 만나고 직접 쓰고 있는 그것을 떠나지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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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우페카님의 댓글
'알려고도 말고
이해할려고도 말고
지식으로 배운 상(관념)에서도 구하지 말고,
오직 매 순간 직접 만나고 직접 쓰고 있는 그것을 떠나지만 말라.'
잡힐듯 가까이 다가가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기분입니다.
윤기붕님의 댓글
매순간 만나고 쓰는 것은 참 나이지만 생각이란 놈은 그 나를 가늠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은 자신이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답을 찾고 원합니다.
때문에 생각은 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떨어져야 하는 것은 그 생각이란 놈인데 말입니다.
우페카님의 댓글
윤기붕 자신이 알수없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답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김창석(윈드)님의 댓글
깊이 그리고 깊이 세기겠습니다_()_
윤기붕님의 댓글
늘 여여하십시오.*^^*
장연숙님의 댓글
요즘 주위가 어수선한 듯 싶은게
생각이 여기저기 왔다갔다 합니다.
지켜보다는 저 또한
가라앉아 있구요.
지나가겠지요..
선생님 글 읽으니 조으네요 ^^
늘 건강하시고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윤기붕님의 댓글
우리는 삶을 해결하기보다
삶을 바라보는 생각을 해결하려하지요.*^^*
바람의 노래님의 댓글
아름다운 말씀이십니다!
윤기붕님의 댓글
바람의 노래님 오랜만입니다.*^^*
태정이할배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조졸 님의 댓글
공짜가 없구나^*^
윤기붕님의 댓글
ㅎㅎ 일체가 인연으로 된 세상이라서 티끌만큼도 공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