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각주구검(刻舟求劍 : 뱃전에 금을 새겨 칼을 구한다.)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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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옛날 춘추전국시대에 어떤 칼잡이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배가 강의 중간쯤 갔을 때에 갑자기 배가 출렁거리는 바람에 그가 차고 있던 칼이 칼집에서 빠져 나와 강물에 풍덩하고 빠져버렸다. 그는 급히 차고 있던 작은 칼로 배의 옆 언저리에 칼이 빠진 지점에 표시를 하고는
“여기가 내가 칼을 빠뜨린 지점이다.”
라고 하고는, 배가 건너 강나루에 도착하자 그는 칼을 찾으려 배에 새겨진 지점에 뛰어들었다.”
각주구검(刻舟求劍 : 배에 새겨서 칼을 구하다.).
왕희지가 난정서(蘭亭序)를 쓸 때에의 이야기다. 당시 회계내사이자 우군장군이었던 왕희지가 자신의 아들 7명과 더불어 선비들과 명사(名士) 등 41명의 동진(東晋)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회계현(會稽縣 : 지금의 절강성의 소흥현) 난정이라는 곳에 초대하여 대규모 연회(宴會)를 열었는데 모인 사람들이 서로 시를 짓는 내기를 하여, 술잔이 물에 떠내려가는 동안 시를 못 지은 사람들은 벌주를 마시게 했었는데, 시를 지은 사람이 자신을 포함하여 26명이었고, 시를 못 지은 사람들 15명은 벌주를 마셨다. 그 날 시를 지은 사람들의 시를 모아 철(綴)을 하고는 그 시집의 서문(序文)을 왕희지가 쓰게 되었는데, 그 서문이 그 유명한 ‘난정서’이다. 왕희지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문방사우를 준비하고 먹을 갈아 썼는데 정말로 명필 중의 명필이었다. 그래서 그는 술이 깨어서도 그렇게 쓸 수가 있는가 싶어 맨 정신으로 수없이 썼지만 그 글씨를 능가 할 수가 없었다.
각주구검(刻舟求劍)....
이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주역의 근본이치를 이야기하고 있고, 이 우주 만물의 근본 이치인 연기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어느 날 어느 시점에 어떤 일을 해서 어떤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그 날, 그 시점에, 그 일을 해서 그 결과를 얻은 것이지, 일과 결과만 생각해서 아무 때나 행한다고 그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과 결과만 생각하고는, 그렇게 되어 지지 않는다고 자신을 탓하거나 남을 탓한다.
모든 일이 그렇게 되려면, 모든 인(因)과 연(緣)이 모여야 가능하다. 물론 우리 눈에 보이는 인과 연의 굵은 주체가 있어서, 그 굵은 주체끼리 모인 인연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두 줄기의 큰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방거사가 약산유엄선사와 밤늦게 법담을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문밖을 나오니, 마침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방거사는 찬탄하면서 말했다.
“아~! 정말로 모든 눈이 앉을 자리에 내려앉는구나!”
그러자 약산선사가 방거사를 배웅하라고 딸려 보낸 선객(禪客)이 무슨 말인지 몰라 물었다.
“눈이 어떻게 앉을 자리에 내려앉습니까?”
그러자 방거사는 그 선객의 뺨을 때리면서 말했다.
“그것도 모르면서 무슨 선(禪)을 해?”
일체 법이 인연이 없으면 생길 수도 없고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눈이 내릴 때에 온도, 습도, 또 눈의 무게와 눈이 내려오는 동안 순간순간의 높이에 따라 그때그때의 바람의 세기와 그 자리의 온도 등이 단 하나도 달라지면 방거사가 말한 그 자리에 내려앉지 못한다.
그처럼 우리의 눈에 보이는 상황과 사물과 사건들이 티끌만큼이라도 인연의 조건이 다르면, 우리 앞에 그렇게 펼쳐지지 못하고, 나 또한 그 것을 그렇게 보지도 못한다. 그래서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일체의 법은 모두 있어야할 인연이 반드시 있었기에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머릿속에서 바라고 분별하는 그런 것들과 전혀 다르고 사라졌으면 좋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앞에 펼쳐지는 그것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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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태정이할배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心明 님의 댓글
모든 눈이 내려앉을 자리에 내려앉듯이
나도 지금 이 앉을 자리에 정확히 앉아 있군요.
그 나가 잘낫거나 못낫거나
그냥 그대로...
우리는 한 번도 똑같았던 적이 없고,
영원히 없을 것이다
윤기붕님의 댓글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교하지 말고 또 무엇이 되려하지 말고 인연 따라 분별없이 살아가면 그게 무심도인의 삶입니다.
事人 님의 댓글
참으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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